흰 재킷을 입고 정면을 바라보는 알레시아 루소의 Wonderland 화보

PROFILE · FOOTBALLER

알레시아 루소

Alessia Russo

출생
1999년 2월 8일 (연 27세/만 27세) · 영국 메이드스톤
국적
영국 국기영국
풀네임
알레시아 미아 테레사 루소 MBE (Alessia Mia Teresa Russo MBE)
포지션
센터 포워드
소속
아스널 WFC · 잉글랜드 여자대표팀
주요 우승
UEFA 여자 유로 2022·2025 ·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 2024-25
개인 기록
MBE 수훈(2026) · 잉글랜드 올해의 여자 선수 2023-24
오늘의 옷
Wonderland Winter 2023 테일러링 화보

Wonderland Winter 2023 · Photo © Aaron Crossman · Fashion Toni-Blaze Ibekwe

축구선수의 화보라고 하면 공이나 유니폼부터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영국 패션지 《Wonderland》가 2023년 겨울호에서 알레시아 미아 테레사 루소 MBE(Alessia Mia Teresa Russo MBE; 잉글랜드 축구 선수, 1999년생)를 찍은 사진에는 공도 골대도 없다. 아스널(Arsenal Women Football Club)이나 잉글랜드 대표팀 문장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흰 재킷과 검정 타이, 비대칭 스커트와 부츠가 그가 어떤 몸을 쓰는 사람인지 차례로 보여준다.

사진을 넘겨보면 넓은 어깨와 단단한 허벅지, 바닥을 안정적으로 딛는 발이 옷보다 먼저 들어온다. 루소의 몸을 익숙한 패션 모델의 체형처럼 보이게 고치는 대신, 옷의 선과 길이를 바꿀 때마다 같은 사람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얻는다.

WONDERLAND · WINTER 2023Photography © Aaron Crossman · Fashion Toni-Blaze Ibekwe

흰 비대칭 재킷과 스커트, 부츠를 입고 선 알레시아 루소
Patrycja Pagas의 비대칭 흰색 셋업. 치맛단과 재킷의 사선이 곧게 선 자세를 가로지른다.Photo © Aaron Crossman / Wonderland
질감이 강한 상의와 넓은 데님 팬츠를 입은 알레시아 루소
The Attico의 데님 룩. 넓은 바짓단과 잘린 면이 하체의 움직임을 과장한다.Photo © Aaron Crossman / Wonderland

유니폼 없이도 축구선수의 멋은 남아요 ⚽

첫 번째 흰색 룩은 축구선수의 신체를 감추는 대신 선을 겹친다. 한쪽으로 길게 떨어지는 재킷과 비대칭 스커트가 어깨부터 무릎까지 사선을 만들고, 흰 부츠는 종아리에서 끊길 수 있는 흐름을 발끝까지 잇는다. 상·하의를 모두 흰색으로 맞췄지만 단조롭지 않은 까닭은 옷의 가장자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루소는 양발을 벌리고 똑바로 선다. 경기 전 선수 소개 사진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안정된 자세다. 그 위에 재킷의 날카로운 모서리와 흔들리는 치맛단이 포개지면서, 선수의 체격이 옷을 설계하는 출발점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흰 재킷에 검정 타이, 이 조합은 저장해두세요 🤍

흰 재킷과 검정 가죽 상의, 셔츠와 타이를 청바지에 조합한 알레시아 루소
MM6 Maison Margiela 재킷과 데님, Marks & Spencer 셔츠와 타이. 남성복의 문법을 그대로 복사하지 않고 길이와 소재를 잘라 다시 조립했다.Photo © Aaron Crossman / Wonderland

흰 셔츠와 검정 타이는 학교와 사무실, 남성 정장의 질서를 떠올리게 한다. 이 화보는 그 익숙한 조합을 단정하게 마무리하지 않는다. 흰 재킷 아래에는 짧은 검정 가죽 레이어를 넣고, 타이 아래로 드러난 셔츠와 청바지 사이에 빈 공간을 만든다. 위쪽은 규율을 말하지만 허리에서는 옷이 갑자기 끊긴다.

이 대비가 루소의 상체를 축소하지 않고도 비율을 바꾼다. 재킷의 넓은 어깨는 선수의 어깨와 맞서지 않고 함께 커지고, 짧은 안쪽 레이어는 긴 타이와 세로선을 만든다. 이른바 ‘남성복을 여성스럽게 입었다’는 설명보다 정확한 것은 권위를 상징하는 옷의 부품을 길이별로 해체했다는 말이다. 셔츠와 타이는 남아 있지만 완성된 정장은 사라진다.

체형을 숨기지 않아 더 근사한 실루엣이에요

검정 드레스와 긴 부츠를 신고 낮게 기대 선 알레시아 루소
Givenchy의 검정 룩. 색을 하나로 줄이자 시선은 장식보다 몸의 기울기와 부츠의 길이를 따라간다.Photo © Aaron Crossman / Wonderland

검정 드레스에서는 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흰 재킷 룩이 여러 개의 모서리로 몸을 나눴다면, Givenchy(지방시; 프랑스 패션 하우스)의 검정 룩은 상의부터 부츠까지 색을 하나로 묶는다. 화면을 넓게 비우고 인물을 왼쪽에 두면서, 기울어진 몸과 길게 뻗은 다리가 하나의 대각선이 된다.

피트니스 화보에서는 조명과 포즈가 근육을 선명하게 보여주곤 한다. 이 사진은 루소가 낮은 구조물에 기대고도 몸의 중심을 잃지 않는 순간을 오래 바라본다. 그 실제 균형감이 옷의 긴 선을 설득하고, 운동선수의 몸에서 출발한 패션도 훨씬 구체적인 표정을 얻는다.

넓은 데님까지 입으면 룩이 더 시원해져요 👖

The Attico(디 아티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의 데님은 이 화보에서 가장 운동감이 큰 옷이다. 넓은 바지통, 허벅지의 절개, 바닥에 닿을 듯한 긴 밑단이 걸을 때마다 서로 다른 속도로 흔들릴 형태다. 위쪽의 거친 술 장식도 고정된 표면보다 움직이는 잔상을 만든다.

흥미롭게도 이 장면에는 스트라이프나 등번호, 구단 색 같은 유니폼의 디테일이 없다. 그래도 움직임을 전제로 만들어진 옷은 선수의 몸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신체가 방향을 바꿀 때 옷의 어느 부분이 뒤늦게 따라오는지 바라보면, 축구 셔츠 없이도 경기복과 패션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

세 장을 넘겨보면 루소의 표정까지 달라져요

흰 재킷과 팬츠를 입고 낮게 앉은 알레시아 루소
01 · JACQUEMUS전신을 흰색으로 묶고 낮은 자세로 실루엣을 압축한다.Photo © Aaron Crossman / Wonderland
줄무늬 니트와 검정 핀스트라이프 재킷을 입은 알레시아 루소의 얼굴 중심 화보
02 · MIU MIU줄무늬 니트와 핀스트라이프가 프레피 룩의 밀도를 얼굴 가까이 끌어올린다.Photo © Aaron Crossman / Wonderland
검정 컷아웃 상의와 가죽 재킷을 입은 알레시아 루소의 Wonderland 표지
03 · COVER검정 가죽과 컷아웃, 정면의 시선만 남겨 표지의 힘을 만든다.Photo © Aaron Crossman / Wonderland

같은 사람이 같은 스튜디오에서 찍혔지만 세 장을 읽는 속도는 다르다. Jacquemus(자크뮈스; 프랑스 패션 브랜드)의 흰 룩은 전신과 자세를 먼저 보게 하고, Miu Miu(미우 미우;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의 줄무늬 니트는 얼굴과 옷감의 촘촘한 선에 시선을 붙잡는다. 표지에서는 배경과 옷을 모두 검정으로 줄여 눈과 목선만 밝게 남긴다.

이 화보는 전신을 멀리 보게 했다가 얼굴 가까이 당기고, 세로로 읽던 몸을 가로 화면의 대각선으로 바꾼다. 옷과 함께 독자와 인물 사이의 거리도 계속 달라진다. 이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브랜드 목록을 확인하던 시선도 어느새 하나의 이야기를 읽는 시선으로 바뀐다.

새 팀으로 향하던 날, 루소는 이런 옷을 입었어요

이 화보가 공개된 2023년 11월은 루소에게 경계선 같은 시기였다. 그는 잉글랜드의 UEFA 여자 유로 2022 우승을 함께한 뒤 2023 FIFA 여자 월드컵 결승까지 갔고, 같은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WFC(Manchester United Women Football Club)를 떠나 아스널 WFC로 이적했다. 《Wonderland》 인터뷰에서도 월드컵과 새 구단, 여자축구의 변화를 함께 말했다.

이후의 이력은 화보 속 인물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루소는 아스널에서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UEFA Women’s Champions League; 유럽 여자 클럽 최상위 대회) 2024-25 우승을 경험했고, 잉글랜드와 UEFA 여자 유로 2025까지 연속 제패했다. 2023년의 사진은 이미 완성된 스타를 기념하는 회고가 아니라, 대표팀의 성공을 안고 새로운 클럽으로 들어가던 선수의 초상에 가깝다.

내 옷장에도 루소의 한 끗을 가져와볼까요? ✨

01

넓은 어깨가 오히려 더 근사해 보여요

몸보다 작은 재킷으로 선을 숨기기보다 어깨가 맞는 재킷을 고른다. 허리나 밑단의 길이를 바꾸는 편이 전체 비율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

02

단정한 타이는 살짝 흐트러뜨려보세요

셔츠와 타이를 썼다면 데님이나 짧은 레이어를 더한다. 모든 아이템을 정장으로 맞추지 않아야 일상에서 과장되지 않는다.

03

신발 끝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보세요

짧은 스커트에는 긴 부츠, 넓은 데님에는 밑단 아래로 숨는 신발을 둔다. 옷이 발목에서 갑자기 끊기지 않으면 자세가 안정적으로 보인다.

알레시아 루소의 화보에는 그의 직업을 설명하는 문장도, 구단 문장이 새겨진 셔츠도 없다. 그래도 몸을 사용하는 방식은 모든 사진에 남는다. 재킷의 어깨가 넓어지고 데님의 폭이 달라지며 부츠가 종아리를 감쌀 때, 이미 존재하던 선수의 힘도 매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이 화보를 보고 나면 축구선수의 패션을 이야기할 때 꼭 유니폼부터 찾을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사진과 확인 자료

  1. Wonderland, “Alessia Russo”, 2023년 11월 25일. 화보와 인터뷰, 의상 크레디트. 사진 Aaron Crossman, 패션 Toni-Blaze Ibekwe.
  2. England Football, “Alessia Russo”. 1999년 2월 8일 영국 메이드스톤 출생, 포지션, 소속팀과 대표팀 데뷔 기록.
  3. UEFA, “Alessia Russo records and stats”. UEFA 여자 유로 2022·2025, UEFA 여자 챔피언스 리그 2024-25 우승과 주요 기록.
  4. England Football, “Alessia Russo named England Women’s Player of the Year”, 2024년 9월 24일. 2023-24 잉글랜드 올해의 여자 선수 선정.
  5. The London Gazette, Birthday Honours 2026. ‘Alessia Mia Teresa Russo’를 대영제국 훈장 5등급(MBE) 수훈자로 공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