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 미국 래퍼·프로듀서, 1991–)과 모델들이 FC 바르셀로나(Futbol Club Barcelona) 셔츠를 입고 서 있다. 붉고 푸른 줄무늬도, 구단 문장도 익숙하다. 그런데 가슴 중앙에 있어야 할 스포티파이(Spotify)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트래비스 스콧의 레이블·브랜드 표식인 캑터스 잭(Cactus Jack) 로고다.
유니폼 앞면은 이 장면에서 하나의 임대 지면처럼 작동한다. 1970년대에는 기업 이름 하나를 선수의 가슴에 적는 일조차 금지됐다. 2025년에는 기존 메인 스폰서가 잠시 물러나고 음악가의 로고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15]
이 낯선 역전은 어떻게 가능해졌을까. 축구 유니폼은 언제 광고판이 되었을까. 어느 한 해를 골라 답하면 간단하다. 그러나 그 답만으로는 선수가 입던 광고를 팬이 왜 돈을 내고 사 입게 되었는지, 한 기업이 산 자리를 왜 다시 한 음악가에게 내어줄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없다. 이 글에서 셔츠 스폰서십(shirt sponsorship; 구단이 유니폼의 표면을 기업의 명칭·표식이 노출되는 권리로 판매하는 계약)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연속된 과정이다. 광고가 허용된 순간, 중계를 통해 가치가 커진 순간, 레플리카로 판매된 순간, 경기장 밖의 이미지로 다시 유통된 순간을 나누어 살핀다.
무엇을 ‘시작’으로 볼 것인가
기업 표식은 어떻게 선수의 몸에서 팬의 일상복으로 이동했는가.
구단·협회·박물관 기록, 장비 규정, 스포츠사·복식사 연구와 실제 착장 이미지.
허용·방송·판매·문화적 재유통 중 한 단계 이상을 직접 증명하는 자료.
‘세계 최초’의 기준은 국가와 리그마다 다르다. 독일·영국의 제도화 사례를 비교한다.
기업 이름보다 먼저, 유니폼은 도시와 구단을 팔았다
20세기 중반까지 선수의 셔츠 앞면은 오늘날보다 비어 있었다. 그러나 그 옷이 상업과 무관했던 것은 아니다. 색과 문장, 줄무늬는 구단과 도시를 식별했고, 제조업체는 이미 선수에게 장비를 공급하며 명성을 얻었다. 다만 기업의 이름을 경기 중인 선수의 가슴에 직접 적는 행위에는 별도의 경계가 있었다.
그 경계가 중요하다. 관중석의 간판은 경기장에 남지만 셔츠는 선수와 함께 움직인다. 카메라가 공을 좇으면 로고도 화면 중앙으로 이동한다. 골을 넣은 선수가 클로즈업되면 기업명은 감정이 가장 커지는 순간에 노출된다. 셔츠 앞면은 경기의 서사를 따라다니는 매체로 변환될 수 있었다.
유니폼 스폰서의 역사를 쓰려면 로고의 모양보다 그 로고가 통과한 허가 절차를 먼저 보아야 한다. 협회는 선수의 몸을 어느 범위까지 상업 공간으로 인정했는가. 방송사는 그 몸을 화면에 실어 얼마나 많은 시청자에게 복제했는가. 팬은 어느 시점부터 기업명이 인쇄된 복제품을 자기 옷으로 받아들였는가. 세 질문의 답이 겹치면서 셔츠 앞면은 광고면이 되었다.
1973년, 광고는 구단 문장으로 위장했다
1973년 3월 24일, 아인트라흐트 브라운슈바이크(Eintracht Braunschweig) 선수들은 샬케 04와의 분데스리가 경기에 사슴 머리 표식을 달고 나왔다. 독일 주류 기업 예거마이스터(Jägermeister)의 상징이었다. 독일축구협회(Deutscher Fußball-Bund, DFB)가 셔츠 광고를 허용해서 생긴 변화는 아니었다. 구단과 기업이 금지 규정의 문법을 역으로 이용했다.
당시 규정은 구단명과 문장, 등번호는 허용했지만 광고 문구는 금지했다. 브라운슈바이크 회원들은 프로축구팀의 문장을 기존 사자에서 예거마이스터의 사슴으로 바꾸기로 의결했다. 기업 표식을 ‘광고’가 아니라 ‘구단 문장’으로 만들면 규정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DFB는 지름을 14cm로 줄이고 EB를 넣으라고 요구했고, 수정된 사슴은 결국 승인되었다.[1]
이 사례에서 기업 표식은 구단 정체성의 문법을 직접 점유했다. 사슴은 상품의 로고이자 팀을 식별하는 문장이었다. 상업 표식과 구단 표식이 한 도형에 겹치자 둘을 시각적으로 분리할 방법도 사라졌다. 오늘날 오래된 스폰서 로고를 ‘그 시절 우리 팀’으로 기억하는 현상은 이 겹침에서 이미 예고되었다.
브라운슈바이크 구단의 기록은 오스트리아에서 비슷한 관행이 앞서 존재했다고 명시한다.[1] ‘세계 최초’라는 표지는 이 사례의 설명력을 줄인다. 1973년의 핵심은 독일 프로축구에서 광고 금지의 경계를 공개적으로 시험하고 제도를 바꾼 사건이라는 데 있다.
1976년, 한 글자를 지우면 광고가 아닌가
영국에서는 케터링 타운(Kettering Town FC)이 같은 경계를 밀었다. 1976년 1월 24일 배스 시티전, 선수들의 붉은 셔츠에는 지역 기업 KETTERING TYRES가 적혔다. 잉글랜드 축구에서 구단 셔츠에 스폰서 이름을 인쇄한 최초 사례로 케터링 구단은 이 경기를 기록한다.[2]
잉글랜드축구협회(The Football Association, The FA)는 나흘 뒤 문구를 지우라고 명령했다. 케터링은 TYRES의 마지막 네 글자를 없애 KETTERING T로 바꾸고, T는 타이어가 아니라 타운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협회가 1,000파운드의 벌금을 경고하자 결국 표식은 사라졌다. 이듬해인 1977년 잉글랜드 축구에서 셔츠 스폰서가 합법화되었다.[2]
브라운슈바이크는 기업의 그림을 구단 문장으로 바꾸었고, 케터링은 기업명을 구단명의 약자로 축소했다. 두 편법이 밀어붙인 경계는 같았다. 선수의 가슴에서 발언권을 가진 주체가 구단뿐인지, 비용을 지불한 기업도 그 권리를 얻는지를 협회가 결정해야 했다. 초창기 셔츠 광고의 쟁점은 미감보다 표면의 소유권에 가까웠다.
- 금지의 대상
- 광고 문구·표식
- 우회 방식
- 기업 로고를 프로팀 문장으로 채택
- 남은 변화
- 독일 프로축구의 선례

- 금지의 대상
- 스폰서 명칭
- 우회 방식
- KETTERING T를 구단명으로 주장
- 남은 변화
- 1977년 잉글랜드 허용

허용만으로는 부족했다: 카메라가 광고의 값을 정했다
셔츠에 기업명을 새길 허가는 광고 상품의 출발 조건에 불과했다. 광고주는 경기장 관중과 함께 화면의 관중을 원했다. 영국 방송사들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스폰서가 붙은 셔츠의 방영을 거부했고, 중계가 예정된 날 구단은 로고가 없는 셔츠로 갈아입어야 했다.[3]
이 모순은 광고의 단가가 천의 면적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카메라가 없는 로고는 경기장 안에서 한 번 보인다. 중계 화면에 들어온 로고는 클로즈업, 하이라이트, 재방송을 거치며 같은 경기에서 여러 차례 복제된다. 1983년 BBC와 ITV가 셔츠 광고의 화면 노출을 받아들이자, 자주 중계되는 구단은 같은 200cm² 안에서도 더 많은 시청 시간을 팔 수 있게 되었다.[4]
스포츠 미디어 연구는 셔츠 스폰서십의 핵심 목표를 경기 중 브랜드 노출(brand exposure; 기업의 명칭이나 표식이 매체 화면에 보이는 정도)에서 찾는다.[5] 선수의 달리기, 몸의 회전, 골 세리머니는 모두 로고가 등장하는 서로 다른 숏이 된다. 광고주는 90분짜리 프로그램 사이에 자리를 사는 대신,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만드는 모든 화면에 표식을 붙였다.
광고면은 움직일수록 커졌다
경기의 모든 동작에 표식이 붙는다.
클로즈업과 재방송이 노출을 복제한다.
시청자는 같은 표식이 든 셔츠를 구매한다.
셀럽 착장과 팬의 사진이 다시 배포한다.
가슴은 이제 제곱센티미터로 관리된다
초창기 협회가 ‘광고냐 문장이냐’를 물었다면, 오늘날 규정은 광고의 위치와 면적을 잰다. 현행 UEFA 장비 규정은 셔츠 앞면 스폰서의 총면적을 최대 200cm²로 제한하고 몸통 중앙에 두도록 한다. 소매 스폰서는 최대 100cm²이며 높이도 12cm를 넘을 수 없다.[6]
감정의 중심이 판매 가능한 면적으로 바뀌었다
문장 아래, 선수가 골 세리머니 때 가리키는 바로 그 가슴이 규정상 ‘200cm²’의 상업 공간으로 계산된다. 소매에는 별도의 100cm²가 놓인다.
이 숫자는 한 벌 안에서 서로 경쟁하는 권리를 보여준다. 구단 문장, 제조사, 대회 패치, 메인 스폰서와 소매 파트너가 각자의 면적을 배정받는다. 한때 금지 대상이던 광고는 이제 위치와 크기를 측정해 관리하는 정상 항목이 되었다. 규정은 상업화를 막는 벽에서 상업 공간의 배치도로 바뀌었다.
다섯 벌을 진열하면 하나의 시장이 보인다
유럽 5대 리그의 홈 키트를 같은 규격으로 놓았다. 색과 문장은 모두 달라도 가슴 중앙은 반복해서 가장 큰 기업명을 맡는다. 셔츠와 쇼츠를 함께 보면 광고면이 옷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계도 더 선명해진다.





가슴 중앙가장 큰 기업명이 반복되는 핵심 광고면
가슴 양쪽구단 문장과 제조사가 균형을 이루는 식별면
소매별도 파트너와 대회 패치가 붙는 보조 광고면
팬은 언제부터 광고가 든 셔츠를 샀나
기업이 구단에 돈을 내면 선수의 가슴이 광고면이 되었다. 레플리카 시장은 이 거래에 두 번째 결제자를 끌어들였다. 팬이 구단에 돈을 내고 같은 기업명이 인쇄된 옷을 샀다. 광고주가 부담하던 노출 비용의 옆에서, 광고를 운반할 사람에게도 상품 가격을 받는 구조가 생겼다.


영국 국립축구박물관(National Football Museum)은 1950년대 후반에도 어린이용 복제품이 소량 존재했지만, 1970년대 영국 스포츠웨어 기업 애드미럴(Admiral)이 선수들이 입는 디자인을 대중이 살 수 있는 상품으로 확장하며 시장을 바꾸었다고 정리한다.[7] 여기서 레플리카 키트(replica kit)는 선수용 유니폼의 색·문장·스폰서 구성을 대중 판매용으로 재현한 제품을 뜻한다. 영국 풋볼리그 셔츠 디자인을 분석한 연구도 1970년대 중반 이후 유니폼이 두 가지 상업 기능을 동시에 얻었다고 본다. 하나는 스폰서를 위한 캔버스, 다른 하나는 판매할 수 있는 레플리카 상품이었다.[8]
처음부터 성인이 거리에서 유니폼을 입은 것은 아니었다. 레플리카는 1970년대 중반 어린이 시장에서 빠르게 퍼졌고, 성인용 일상복 시장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에야 뚜렷하게 성장했다.[9] 이 시차는 중요하다. 스폰서 로고가 셔츠에 붙는 제도적 변화와, 그 로고가 든 셔츠를 성인이 자발적으로 입는 문화적 변화는 같은 사건이 아니었다.
레플리카가 팔리자 스폰서의 노출 시간은 경기 종료 휘슬에서 끊기지 않았다. 팬은 경기장과 펍, 학교와 여행지로 기업명을 옮겼고, 한 시즌이 끝난 뒤에도 셔츠를 옷장에 남겼다. 시간이 더 흐르면 오래된 스폰서는 선수, 우승, 실패와 유년기를 호출하는 연도 표기가 된다. 광고의 수명은 계약 기간보다 길어졌다.
레플리카 한 벌이 광고의 유통망을 바꾼다
- 01구단이 판다
선수용 디자인과 스폰서 표식이 대중 상품으로 복제된다.
- 02팬이 입는다
경기장에 묶였던 로고가 거리·학교·여행지로 이동한다.
- 03카메라가 다시 잡는다
셀럽의 화보와 팬의 셀피가 셔츠를 새로운 맥락에 놓는다.
- 04플랫폼이 재배포한다
좋아요·공유·추천이 공식 중계 밖의 노출을 계속 복제한다.
복식사에서 말하는 레저웨어(leisurewear; 운동 수행보다 일상과 여가를 위해 입는 옷)가 되면서 셔츠는 경기 결과와 관계없는 장면에도 등장했다. 구매자는 옷을 소비하고, 그 옷을 입은 자기 이미지를 생산한다. 한 번 팔린 레플리카가 새로운 광고 지면을 계속 만들어내는 이유다.
광고는 어떻게 추억이 되었나
2023년 브라운슈바이크는 셔츠 광고 50주년을 기념해 예거마이스터 레트로 셔츠와 스웨트 재킷을 판매했다.[10] 1973년 DFB의 금지 규정을 피하기 위해 채택했던 사슴이 반세기 뒤에는 팬이 돈을 내고 소유할 ‘전통’이 된 셈이다.

‘그 시절의 정확한 모양’으로 팔렸다Eintracht Braunschweig · Jägermeister 50주년 레트로 컬렉션.[10]
팬이 그리워하는 대상은 기업보다 그 로고가 붙어 있던 시기의 팀에 가깝다. 그런데 로고를 제거한 복각판은 당시의 화면을 정확히 복원하지 못한다. 스폰서가 셔츠의 색과 비례, 선수의 몸, 중계 화면 속 장면에 이미 결합했기 때문이다. 반복 노출된 상업 표식은 어느 순간 시즌과 선수를 찾는 색인으로 기능한다.
복식사 연구가 축구 셔츠를 ‘스포츠웨어에서 레저웨어로’ 이동한 옷으로 분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8] 레트로 셔츠는 특정 시대의 축구를 몸 위에 복원한다. 그 복원의 정확성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가 당시의 기업 로고다. 추억은 광고의 전파를 중단시키지 않는다. 오래된 광고에 진품성과 연도를 덧붙인다.
구단은 선수가 아닌 ‘전파 경로’를 캐스팅한다
그러나 셔츠가 경기장 밖으로 이동하는 모든 장면을 구단이 설계하는 것은 아니다. 두아 리파(Dua Lipa; 영국·알바니아 싱어송라이터, 1995–)가 이탈리아의 한 해안에서 찍은 사진을 보자. 하늘색 셔츠와 바다, 흰색 비키니와 파라솔, 금색 귀걸이가 한여름의 색으로 묶인다. SSC 나폴리(Società Sportiva Calcio Napoli) 문장 아래에는 흰색 알파벳 세 글자가 크게 놓여 있다. MSC. 지중해해운(Mediterranean Shipping Company)의 이름이다.[11]
같은 셔츠도 누가, 무엇과 입느냐에 따라 구매 이유가 달라진다
선수의 경기 사진은 기능과 소속을 판다. 여성 아티스트의 화보는 색, 실루엣, 피부에 닿는 액세서리와 장소까지 함께 보여준다. 셔츠는 그 조합 안에서 스타일링 재료로 다시 읽힌다.
사진에서 나폴리 셔츠는 경기 장비의 기능을 거의 잃는다. 대신 바다의 청색, 비키니의 흰색, 주얼리의 금색을 묶는 중심 색면이 된다. MSC는 또렷하게 보이지만 사진의 독해 순서는 기업명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인물과 장소가 먼저 욕망을 만들고, 구단과 스폰서의 표식은 그 욕망이 향할 상품을 특정한다.
그 게시물이 광고 계약의 결과였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확인 가능한 것은 이미지가 수행한 일이다. 경기장을 보지 않던 사람의 화면에 나폴리의 색과 MSC가 함께 들어왔고, 셔츠는 휴양지 패션이라는 검색·구매 맥락을 얻었다. 선수의 몸에서 시작한 매체가 다른 문화권의 몸을 경유하며 새 독자를 확보한 셈이다.
구단과 제조사는 이런 이동을 캠페인의 구조로 편입했다. 문화 연구에서 문화적 매개자(cultural intermediary; 상품과 소비 사이에서 취향과 의미를 번역하는 사람이나 집단)라고 부르는 역할을 가수·배우·디제이·지역 커뮤니티가 맡는다.[12] 이들의 기존 관객, 장르, 장소는 모두 유니폼이 건너갈 통로가 된다. 캐스팅 명단은 곧 배포망의 설계도다.
아스널은 한 벌에 가수·배우·청소년 합창단을 함께 태웠다
2023-24 원정 유니폼 캠페인 ‘188.6 Islington FM’은 선수만 내세우지 않았다. 메이블(Mabel Alabama-Pearl McVey; 영국 싱어송라이터, 1996–), 애슐리 월터스(Ashley Walters; 영국 배우·래퍼, 1982–), 에이사 버터필드(Asa Butterfield; 영국 배우, 1997–), 이즐링턴 유스 콰이어(Islington Youth Choir; 런던 북부 청소년 합창단)를 한 영상 안에 배치했다.[13]
캠페인은 세로 영상이 되어 곧바로 피드로 들어갔다
가상의 라디오 방송이라는 서사는 선수, 음악가, 배우를 하나의 편성표로 묶는다. 유니폼은 정지된 제품 컷을 벗어나 재생·공유되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된다.
셀럽의 몸을 넘어, 셀럽의 이름이 광고면이 되다
2025년 FC 바르셀로나와 스포티파이의 협업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도입부에서 본 것처럼 트래비스 스콧이 유니폼을 입는 데서 끝나지 않고, 캑터스 잭 로고가 엘 클라시코 경기 셔츠의 스폰서 자리를 차지했다. 바르셀로나 공식 스토어는 1,899벌의 한정판과 22벌의 서명판을 판매했고, 이 협업을 드레이크·로살리아·콜드플레이 등 앞선 아티스트 로고 교체의 연장선에 놓았다.[15]
- 광고면
- Spotify → Cactus Jack
- 경기
- 남자 엘 클라시코·여자 아틀레틱 클루브전
- 판매
- 한정판 1,899벌·서명판 22벌
아스널은 가수·배우·합창단이 이미 가진 관객을 한 셔츠로 교차시켰다. 바르셀로나는 더 비싼 권리를 내놓았다. 메인 스폰서의 자리를 음악가의 로고로 교체해 경기 화면과 한정판 판매를 동시에 묶었다. 이제 셀럽의 역할은 촬영 당일의 착용으로 끝나지 않는다. 캐스팅, 음악, 한정 수량, 경기 일정과 플랫폼 배포가 하나의 광고 상품으로 계산된다.
팬의 셀피는 무료 광고인가, 정체성의 표현인가
팬이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올리면 사용자 생성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 UGC;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제작·게시한 이미지와 영상)가 된다. 기업은 추가 지면을 사지 않고 획득 미디어(earned media; 보도·공유·게시를 통해 얻는 비구매 노출)를 얻는다. 그러나 노출의 발생과 착용자의 동기는 구분해야 한다. 구단 지지, 선수의 기억, 색에 대한 취향, 유행 참여가 각각 같은 셔츠를 선택하게 만들 수 있다. 스폰서 기업에 대한 호감은 사진만으로 입증되지 않는다. 기업명은 자신을 향하지 않은 욕망에도 실려 이동한다.
축구 유니폼에서 기업명은 구매 이유와 노출 결과가 분리되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팬은 구단의 문장과 색, 선수와 시즌을 사지만 거리와 사진에서는 스폰서까지 함께 보여준다. 스폰서는 팬이 이미 사랑하는 기호의 옆자리를 사고, 팬은 그 시기의 팀을 정확히 기억하기 위해 스폰서가 포함된 ‘완성된 모습’을 찾는다.
이 결합에는 계속 마찰이 생긴다. 업종과 디자인을 둘러싼 반발, 대회별 규제로 달라지는 로고, 계약 종료 뒤 생기는 빈자리가 그것을 드러낸다. 익숙한 스폰서는 구단 정체성의 일부처럼 기억되지만 계약상으로는 임대한 상업 공간이다. 그래서 로고를 지운 레트로 복각판은 어딘가 허전하고, 새 로고는 팀의 문법을 아직 배우지 못한 이물질처럼 보인다.
축구 유니폼은 언제 광고판이 되었나
독일에서는 1973년 사슴이 구단 문장으로 들어왔고, 영국에서는 1976년 한 지역 타이어 업체의 이름이 협회의 금지선을 시험했다. 1977년 잉글랜드가 셔츠 스폰서를 허용했지만 방송 화면의 문은 더 늦게 열렸다. 1970년대의 레플리카 시장은 선수의 셔츠를 팬의 상품으로 바꾸었고, 1980년대 말 이후 성인들은 그 상품을 경기장 밖에서도 입기 시작했다. 오늘날 셀럽과 크리에이터, 팬은 같은 셔츠를 다시 촬영해 각자의 화면으로 보낸다.
한 날짜만 고르면 셔츠에 로고가 들어온 시점은 말할 수 있어도, 그 로고의 경제는 설명하지 못한다. 협회의 허용은 광고면을 만들었고, 방송은 그 면을 반복 노출하는 매체로 키웠다. 레플리카 시장은 같은 표식을 상품에 복제했고, 셀럽과 팬의 카메라는 구매자의 일상을 다음 배포면으로 연결했다.
광고의 마지막 매체는 구매자였다
기업이 돈을 내고 선수의 몸에 표식을 놓았다.
팬이 돈을 내고 같은 표식이 든 복제품을 샀다.
팬이 자신을 찍으며 그 표식을 다시 배포했다.
처음에는 기업이 선수에게 광고를 입히기 위해 구단에 돈을 냈다. 레플리카 시장이 열린 뒤에는 팬이 그 광고가 든 셔츠를 얻기 위해 구단에 돈을 냈다. 셔츠 스폰서십은 노출량을 늘리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광고를 운반할 사람에게 운반 비용까지 받는 구조를 완성했다.
그런데 거리에서 그 사람을 광고판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우리는 팀의 이름, 선수의 번호, 어느 계절의 기억을 먼저 말한다. 광고는 사라진 적이 없다. 너무 오래, 너무 정확하게 축구의 일부로 보이는 법을 배웠다.
사료·문헌과 확인 자료
- Eintracht Braunschweig, “Vor 50 Jahren kam der Hirsch auf die Trikots”, 2023년 3월 24일. 1973년 문장 변경, DFB 규정과 크기 조정, 샬케전 착용 기록.
- Kettering Town FC, “Club History”; “A History of Northamptonshire in 100 Objects”. 1976년 케터링 타이어스 셔츠, FA의 철거 명령과 사진 자료.
- Historical Football Kits, “A History of Football Kit Design in England and Scotland, Part 8”. 잉글랜드 방송사의 스폰서 셔츠 방영 거부와 무광고 셔츠 착용 사례.
- “US cash, sponsored shirts and TV deals: how money took over English football”, 2026. 1983년 BBC·ITV와 풋볼리그의 중계 계약 및 셔츠 광고 노출 합의.
- Anthony May, “‘Unsponsoring Football’: Sign Value, Symbolic Exchange, and Simulacra in a Gambling-Related Marketing Campaign”, Sociology, 2025. 셔츠 스폰서십과 TV 노출의 관계.
- UEFA Equipment Regulations, Article 28. 셔츠 앞면·소매 스폰서의 위치와 최대 면적.
- National Football Museum, “Admiral: 50 Years of the Replica Shirt”; “How Admiral changed football kits forever”. 1970년대 레플리카 시장의 대중화.
- Christopher Stride, Jean Williams, David Moor, Nick Catley, “From Sportswear to Leisurewear: The Evolution of English Football League Shirt Design in the Replica Kit Era”, Sport in History 35(1), 2015.
- Chris Stride 외, “Shirt tales: how adults adopted the replica football kit”, Sport in History 40(1), 2020.
- Eintracht Braunschweig, “Neue Jägermeister-Kollektion erhältlich!”, 2023년 10월 27일. 셔츠 광고 50주년 레트로 상품 판매.
- Dua Lipa, “heaven on earth”, Instagram, 2026년 6월 29일; SSC Napoli, “A New 3ra. From Napoli to the World.”, 2023년 7월 10일. 나폴리 2023-24 홈 셔츠와 착장 확인.
- Keith Negus, “The Work of Cultural Intermediaries and the Enduring Distance Between Production and Consumption”, Cultural Studies 16(4), 2002. 생산과 소비 사이에서 상징 형식을 유통하는 문화적 매개자 개념의 범위와 한계.
- Arsenal FC, “Arsenal release new 2023/24 men’s away kit”, 2023년 7월 18일; Arsenal, “Introducing the new Arsenal x adidas 23/24 Men’s Team away kit”, YouTube. 메이블, 애슐리 월터스, 에이사 버터필드, 이즐링턴 유스 콰이어 등이 참여한 ‘188.6 Islington FM’ 캠페인과 영상.
- Arsenal FC, “Introducing our new 2022/23 adidas third kit”, 2022년. 지역 활동가·음악가와 Melanin Skate Gals & Pals를 공식 유니폼 캠페인의 주체로 배치한 사례.
- FC Barcelona Official Store, “FC Barcelona x Travis Scott”; FC Barcelona, “FLAME ON. BARÇA x SPOTIFY x TRAVIS SCOTT”, 2025년 5월 2일. Cactus Jack 로고의 경기 셔츠 적용, 한정판 판매와 공식 영상.
- FC Bayern Store, “Mini Kit Jersey Home 26-27”. 2026-27 바이에른 뮌헨 홈 셔츠·쇼츠 구성과 가슴 스폰서 배치.
- Manchester United Store, “Manchester United Kids 26/27 Home Mini Kit”. 2026-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 셔츠·쇼츠 구성과 가슴 스폰서 배치.
- Barça Official Store, “Younger Kids’ Home Kit 26/27 FC Barcelona”. 2026-27 FC 바르셀로나 홈 셔츠·쇼츠·양말 구성과 가슴 스폰서 배치.
- Juventus Official Store, “Juventus Home Minikit 2026/27”. 2026-27 유벤투스 홈 셔츠·쇼츠 구성과 가슴 스폰서 배치.
- PSG Store, “PSG Nike Home Stadium Mini Kit 2026-27”. 2026-27 파리 생제르맹 홈 셔츠·쇼츠·양말 구성과 가슴 스폰서 배치.
- Arsenal FC, “Mabel surprises youngsters at Arsenal Hub”, 2023년 7월 21일. 아스널 원정 셔츠를 입은 메이블의 지역 프로그램 방문과 공식 사진.
- Paris Saint-Germain, “Beyoncé sporting Rouge et Bleu!”, 2018년 7월 26일; L’Équipe, “Beyonce pose avec un maillot customisé du PSG”, 2018년 7월 27일. PSG x KOCHÉ 단 한 벌의 셔츠,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장식과 비욘세 착장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