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에는 축구 박물관이 둘이다. 하나는 우승컵을 쌓아 올리고, 다른 하나는 철거된 관중석의 나무를 보존한다.
2025년 9월 9일 유벤투스 FC(Juventus Football Club; 이탈리아 토리노의 프로축구단)는 유벤투스 박물관 안에 구단 최초의 상설 명예의 전당을 열었다. 이름은 50명으로 시작했고, 검정과 흰색의 조명 아래 유니폼과 얼굴이 한 줄로 정렬됐다. 구단은 다음 입성자를 팬 투표로 고르겠다고 밝혔다. 유벤투스의 기억은 계속 증축되는 전시가 됐다.
2026년 8월 19일에는 토리노시가 다른 박물관의 미래를 승인했다. 현재 그루글리아스코(Grugliasco; 토리노 서쪽의 도시)에 있는 그란데 토리노 및 그라나타 전설 박물관(Museo del Grande Torino e della Leggenda Granata)을 스타디오 필라델피아(Stadio Filadelfia; 토리노 FC의 옛 홈이자 현재 훈련장)로 옮겨 짓기 위한 협약이다. 아직 새 박물관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행정의 첫 문이 열린 것이다.
같은 도시가 축구의 과거를 정리하는 방식은 이렇게 다르다. 한쪽은 세계적인 구단의 계보를 선택하고, 한쪽은 사라진 경기장에서 건져낸 물건을 원래 자리로 돌려보낼 준비를 한다. 응원팀의 선택은 그다음이다. 먼저 도시가 승리와 상실에 각각 어떤 주소를 주는지 확인한다.
BBINGE FC · TWO CLUBS, TWO ARCHIVES
명예의 거리는 왜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나 학생들의 벤치 · 피아트의 공장 · 필라델피아의 목재 · 수페르가의 오후 · 새 명예의 전당
첫날은 도심의 창립 장소에서 남쪽 산업 지구로 내려간다. 둘째 날 오전에는 예약해 둔 토리노 FC 박물관을 보고, 오후에는 사시역에서 수페르가로 오른다. 유벤투스 홈경기나 스타디움 투어가 있는 날은 알리안츠 스타디움과 명예의 전당만 남겨둔다. 서로 먼 장소를 ‘10선’으로 나열하면 토리노는 많아 보인다. 실제 여행에서는 세 방향으로 흩어진 기억을 어느 날에 배치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2 NIGHTS · THREE DIRECTIONS
1. 유벤투스가 태어난 길가의 벤치부터 찾아가볼까요? 🪑
찾아갈 곳 · 코르소 레 움베르토 42(Corso Re Umberto 42)
함께 볼 것 · 인근 도심 산책과 포르타 누오바역(Torino Porta Nuova)
1897년 토리노의 마시모 다젤리오 고등학교(Liceo Classico Massimo d’Azeglio) 학생들은 코르소 레 움베르토의 벤치에서 새 스포츠 클럽을 만들었다. 이름은 라틴어로 젊음을 뜻하는 iuventus에서 골랐다. 오늘날의 거대한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면 이 출발은 너무 작아 보인다. 그래서 실제 주소에 서 보는 일이 중요하다. 구단의 첫 공간은 경기장도, 공장도, 박물관도 아니었다. 친구들이 모일 수 있는 길가의 가구였다.
전승 속 그 벤치는 2012년부터 유벤투스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도시의 일상용품이 구단의 원본으로 승격된 셈이다. 코르소 레 움베르토에는 사건의 장소가 남고, 알리안츠 스타디움에는 그 장소에서 옮겨온 물건이 남는다. 토리노에서 기억은 처음부터 제자리에 있지 않다.
2. 옛 피아트 공장 옥상에서 자동차 도시를 내려다보세요 🚗
1923년 7월 24일, 에도아르도 아녤리(Edoardo Agnelli; 이탈리아 기업인·스포츠 행정가, 1892-1935)가 유벤투스 회장으로 선임됐다. 아녤리 가문과 피아트(FIAT; 토리노에서 성장한 자동차 기업), 유벤투스의 장기 관계가 시작된 날짜다. 링고토의 옛 피아트 공장은 그 관계를 구단 연대기 밖에서 보게 한다.
1916년 착공한 링고토 공장은 차체가 아래층에서 조립돼 위로 올라가고, 완성차가 옥상 시험주로를 달리는 구조로 알려졌다. 산업이 생산 공정을 건축으로 드러낸 장소다. 학생들이 만든 클럽이 자본과 조직을 만나 전국적 승리의 체계로 변한 과정도 이 도시의 제조업 성장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토리노의 두 구단을 ‘기업의 유벤투스 대 노동자의 토리노’라는 한 줄로 고정하면 도시를 너무 빨리 안 셈이 된다. 토리노 FC도 사업가와 전문직, 이주민과 노동자의 지지를 함께 받았고 유벤투스의 관중도 한 계층에 갇히지 않았다. 링고토에서는 팬의 신분보다 규모를 가능하게 한 조건이 보인다. 유벤투스는 자동차 산업과 결합해 전국과 세계로 확장할 조직을 일찍 얻었다.
3. 사라진 필라델피아가 아직도 ‘우리 집’인 이유를 들어보세요
스타디오 필라델피아는 1926년 문을 열었다. 토리노 FC(Torino Football Club; 토리노를 연고로 하는 이탈리아 프로축구단)의 그란데 토리노(Grande Torino; 1940년대 이탈리아 축구를 지배한 토리노 FC 팀)가 성장한 경기장이었고, 공식 경기는 1963년까지, 훈련은 1993년까지 이어졌다. 낡은 구조물은 1997~98년에 철거됐다.
그 뒤의 시간이 특이하다. 경기장이 사라졌는데도 장소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시민과 팬은 원래 자리에 새 훈련장을 되살리는 일을 추진했고, 2017년 5월 25일 재건된 필라델피아가 문을 열었다. 지금 토리노 FC 1군이 훈련하는 공간이다.

2026년 8월 승인된 박물관 이전 계획은 이 복원에 다음 기능을 더한다. 그루글리아스코에서 보관하던 자료를 필라델피아로 옮기면 경기장, 훈련장, 박물관이 다시 같은 주소를 공유하게 된다. 아직 공사 완료도 개관도 아니다. 다만 토리노시가 무엇을 복원하려는지는 분명하다. 건물의 외형보다 기억이 만들어진 자리와 기억을 설명하는 장소 사이의 거리다.
4. 오늘의 토리노 FC가 궁금하다면 올림피코로 가보세요
필라델피아에서 스타디오 올림피코 그란데 토리노(Stadio Olimpico Grande Torino)까지는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옛 홈은 훈련과 기억의 장소로 돌아왔지만, 현재 홈경기는 이곳에서 열린다.
두 공간을 나란히 보면 ‘복원’이라는 말이 현재를 지우지 않는다. 토리노 FC는 매주 순위와 승점을 놓고 싸운다. 필라델피아에서 과거가 계속 훈련되고, 올림피코에서 현재가 관중 앞에 평가받는다. 홈경기가 여행 날짜와 맞는다면 박물관보다 티켓을 먼저 잡아야 하는 이유다.
토리노 더비(Derby della Mole; 유벤투스와 토리노 FC의 지역 라이벌전)는 일반 관광 일정처럼 접근하지 않는다. 공식 판매처에서 예매 조건과 신분증 규정을 확인하고, 원정색 노출과 좌석 구역의 규칙을 따른다. 경기 시작 90분 전에는 경기장 권역에 도착하는 편이 안전하다.
5. 사고기의 바퀴와 오래된 나무까지 남은 박물관이에요
현재 위치 · 빌라 클라레타 아산드리, 비아 라 살레 87, 그루글리아스코(Villa Claretta Assandri, Via La Salle 87)
관람 방식 · 공식 안내 기준 주말 예약제 해설 관람, 약 1시간 30분
현재 박물관은 필라델피아에 없다. 토리노 서쪽 그루글리아스코의 빌라 클라레타 아산드리에 있다. 2026년의 이전 발표만 보고 필라델피아로 찾아가면 닫힌 미래를 보게 된다. 예약 가능한 날짜와 언어를 공식 관광 페이지에서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전시는 트로피의 숫자만 세지 않는다. 철거된 필라델피아의 목재 관중석과 집기, 역사적인 나팔, 수페르가 사고기에서 남은 바퀴와 프로펠러 일부, 문서와 유니폼을 보존한다. 루이지 메로니(Luigi Meroni; 이탈리아 축구선수·공격수, 1943-1967)가 소유했던 피아트 발릴라(Fiat Balilla)도 있다. 선수의 위대함을 초상 하나로 정리하지 않고, 그가 이동하던 차와 관중이 앉던 나무까지 기록으로 취급한다.



6. 수페르가에는 노란 산악 트램을 타고 올라가보세요 🚋
수페르가로 가는 대표적인 방법은 사시-수페르가 산악 트램(Tranvia Sassi–Superga; 사시역과 수페르가 언덕을 잇는 랙식 트램)이다. 도심에서 사시역으로 간 뒤 톱니식 궤도를 따라 언덕을 오른다. 전망을 위한 교통수단이면서, 1934년부터 현재 노선의 전동차가 운행된 도시 교통의 유산이다.
2026년 여름 토리노 교통공사 GTT(Gruppo Torinese Trasporti; 토리노 대중교통 운영사)는 6월 27일부터의 계절 운행표와 수요일 휴무, 주말 저녁 연장 운행을 안내했다. 시간표는 여행기가 대신 확정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홈경기와 마찬가지로 출발 전 공식 운행 페이지를 열어야 한다.
7. 매년 오후 5시 3분, 토리노가 멈추는 순간을 만나보세요
1949년 5월 4일, 리스본 원정에서 돌아오던 토리노 선수단의 비행기가 짙은 안개 속 수페르가 대성당(Basilica di Superga) 뒤편에 추락했다. 이탈리아 리그를 지배하던 그란데 토리노의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 기자, 승무원이 숨졌다.
이 사건은 도시의 과거형에 머물지 않는다. 2026년 5월 4일에도 오후 5시 3분 추모 미사가 열렸고, 희생자의 이름이 다시 읽혔다. 밤에는 몰레 안토넬리아나와 포강의 다리들이 그라나타색으로 빛났다. 구단의 슬픔은 도시가 매년 시간을 맞춰 반복하는 공공 기억이 됐다.

수페르가에서는 사고 장면보다 그 뒤에 남은 기억의 방식을 오래 바라보게 된다. 필라델피아의 목재와 박물관의 바퀴, 매년 같은 시각에 읽히는 이름이 하나의 기억 체계로 이어진다. 도시의 동쪽 끝까지 올라오고 나면 서쪽 박물관의 작은 물건들이 왜 지금까지 보존됐는지도 조금씩 이해된다.
8. 다음 유벤투스 전설은 팬들과 함께 골라보세요 ⭐
위치 · 알리안츠 스타디움, 코르소 가에타노 시레아 50(Allianz Stadium, Corso Gaetano Scirea 50)
함께 예약 · 유벤투스 박물관 + 스타디움 투어 또는 홈경기
2011년 9월 8일 문을 연 알리안츠 스타디움은 4만1,507석 규모다. 첫 줄이 피치에서 7.5m 떨어져 있고, 구단은 경기장과 박물관·훈련·상업 시설이 모인 콘티나사(Continassa) 권역을 함께 운영한다. 유벤투스의 역사 전시는 도시 중심에서 북쪽의 구단 캠퍼스로 모였다.

과거 경기장 외부의 워크 오브 페임(Walk of Fame; 헌액자의 이름을 새긴 명예의 거리)은 스타디움 건립기의 기억 장치였다. 새 명예의 전당은 그 명단을 실내의 전시 언어로 다시 조직한다. 선정 기준, 유니폼, 영상, 조명을 통해 구단이 스스로의 계보를 설명하고, 팬에게 다음 이름의 선택권 일부를 건넨다.

2025년 유벤투스 박물관 방문객은 14만712명이었고, 그중 10만1,223명이 스타디움 투어에도 참여했다. 경기 없는 날에도 박물관은 경기장 경험을 연중 유통한다. 반면 토리노 FC의 박물관은 예약 해설과 기증·보존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같은 도시의 축구 박물관이라는 명칭만으로 둘을 같은 상품처럼 비교할 수 없다.
숙소는 경기 없는 시간까지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골라보세요
축구 여행이라고 숙소까지 경기장에 붙일 필요는 없다. 둘 중 한 사람이 축구에 관심이 덜하다면 객실, 스파, 식사와 저녁 산책이 오히려 여행의 공통분모가 된다. 아래에는 실제로 예약할 수 있는 호텔 세 곳만 놓았다. 어디가 편한지와 무엇을 포기하는지를 함께 보고 고른다.

포르타 누오바역 바로 앞의 4성급 호텔이다. 역사적인 건물 안에 스파, 레스토랑과 테라스가 있어 박물관을 돌지 않는 시간도 숙소 자체로 설명된다.
- 좋은 점
- 도심은 걸어서, 남북 일정은 역과 지하철로 나누기 쉽다.
- 감수할 점
- 두 경기장 어느 쪽에도 붙어 있지 않아 경기일에는 이동해야 한다.

옛 피아트 공장을 렌초 피아노(Renzo Piano; 이탈리아 건축가, 1937년생)가 고친 건물 안에 머문다. 이탈리(Eataly; 이탈리아 식료품·외식 마켓), 피나코테카 아녤리(Pinacoteca Agnelli; 아녤리 가문의 미술관)와 옥상 시험주로 피스타 500(Pista 500)이 붙어 있어 축구를 보지 않는 반나절도 자연스럽다.
- 좋은 점
- 호텔과 링고토 자체가 토리노 산업도시 여행의 한 장면이 된다.
- 감수할 점
- 알리안츠 스타디움과 수페르가는 멀어 북쪽·동쪽 일정에는 불리하다.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약 800m, 유벤투스 박물관에서 약 1.3km 떨어진 4성급 호텔이다. 정원과 레스토랑이 있어 경기장 옆 숙소가 곧바로 삭막한 선택이 되지는 않는다.
- 좋은 점
- 야간 홈경기 뒤 복잡한 도심 귀가를 줄이는 데 가장 확실하다.
- 감수할 점
- 도심·필라델피아·수페르가를 함께 볼 여행에는 위치가 한쪽으로 치우친다.
두 팀의 박물관을 보고 나면 토리노를 더 오래 기억하게 돼요
학생들의 벤치, 피아트의 공장, 철거된 필라델피아의 나무, 수페르가의 바퀴, 검정과 흰색으로 새로 만든 명예의 전당은 서로 다른 규모의 물건이다. 하나의 구단 연표에 넣으면 나란히 놓일 이유가 없다. 토리노라는 도시를 사이에 두면 모두 같은 질문으로 모인다. 사람들은 사라지거나 이동한 과거를 어떻게 현재의 주소로 되돌려 놓는가.
유벤투스는 이름을 고르고 전시 기술을 갱신한다. 토리노 FC의 공동체는 사라진 경기장의 파편을 모으고, 그 자료를 원래 홈으로 되돌리려 한다. 하나는 다음 헌액자를 기다리고, 하나는 다음 건물을 기다린다. 2026년의 토리노는 두 박물관이 모두 완성된 도시가 아니다. 두 구단이 각자의 과거를 다음 세대에게 넘기는 공사 현장에 가깝다.
그래서 마지막 일정은 응원팀에 따라 정하면 된다. 알리안츠에서 우승의 계보가 계속 편집되는 방을 보거나, 올림피코에서 현재의 토리노 FC를 본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다른 쪽의 박물관을 지나온 뒤라면 경기장의 소리가 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정보와 이미지 출처
- Juventus, Juventus creates its Hall of Fame. 2025년 9월 9일 상설 명예의 전당 개관, 첫 50명과 이후 팬 선정 방식.
- Juventus, Juventus Museum & Stadium Tour numbers for 2025. 2025년 박물관·스타디움 투어 방문객.
- Juventus, Your homes, your history, The Agnelli legacy begins. 1897년 창립 장소와 벤치, 1923년 아녤리 가문과 구단의 관계.
- Juventus, Allianz Stadium: Our home 및 Allianz Stadium FAQ. 개장일, 수용 규모, 피치와 첫 열의 거리 및 방문 안내.
- 토리노시, 그란데 토리노 박물관 건립 협약 승인. 2026년 8월 19일 필라델피아 단지 이전 계획의 행정 단계.
- Torino FC, Stadio Filadelfia 및 Il Nuovo Fila. 옛 경기장 사용·철거와 2017년 재개장.
- Turismo Torino, Museo del Grande Torino e della Leggenda Granata. 현재 위치, 예약 관람과 소장품. 박물관 물건 사진도 같은 공식 관광 페이지에서 가져와 WebP로 저장했다.
- Torino FC, 2026년 5월 4일 수페르가 추모 일정. 오후 5시 3분 미사, 희생자 호명과 도시 조명.
- GTT, Tranvia Sassi–Superga. 산악 트램의 역사와 2026년 계절 운행 안내. Turismo Torino, Basilica di Superga. 수페르가 사진과 방문 정보.
- Turin Palace Hotel, DoubleTree by Hilton Turin Lingotto, J|Hotel. 실제 객실과 부대시설, 위치 및 운영 여부를 각 호텔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했다. 숙박 가격과 객실 재고는 여행 날짜에 따라 달라지므로 예약 전에 다시 확인한다.
- OpenStreetMap contributors. 지도 배경과 실제 좌표. 지도 이미지는 해당 공개 타일을 기사 범위에 맞춰 편집했다.
- 표지와 카드는 위 공식 사료를 대체하는 사진이 아니라 두 박물관의 전시 문법을 설명하기 위해 제작한 BBINGE FC 편집 이미지다. 본문의 유벤투스 명예의 전당·박물관 사진은 Juventus, 필라델피아 사진은 Torino FC 공식 채널에서 가져와 로컬 WebP로 저장했다.




